Home > ABOUT > STORY
STORY

STORY

게시글 검색
(86) 자기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2개의 거울이 있다.
시니어모델 조회수:28 118.235.16.132
2021-05-22 17:01:32


나이가 들면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백발이 그렇고 주름살이 그렇다. 멀쩡한 허리도 굽어지기 시작해서 키까지 줄어드는 등 나이 앞에선 장사 없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무성한 백발과 주름살을 없앨수는 없을까? 별의별 묘책을 강구해 보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처지를 체념해 버리거나 상황을 다른 쪽으로 바꿔서 스스로를 위안 삼으며 살아간다.

^어느날 우연히 거울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오른다.

나이가 들면 거울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더 초췌해지는 느낌을 받아서 거울을 보기가 싫어진다. 왜냐하면 내가 매일 보는 본인의 얼굴이 실제론 자신이 원하는 본인의 얼굴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자기 자신을 비춰주는 2개의 거울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인식되는 나의 모습으로 남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을 드러내는 거울이  있고, 다른 하나는 남들은 전혀 나를 알지 못하는 오직 나만이 아는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나를 나타내는 이 두 거울은 절대 같을 수가 없는 한 마디로 말해서 모든 사람은 이런 이중성을 필연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남들 눈에 비친 내 모습에 더 신경을 쓰며 아무래도 밖에 나갈 때는 치장을 하는 등 외모에 더 관심을 쏟는다. 그래서 누굴 만나더라도 멋스럽고 활기가 넘치는 내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밖에서 있다가 집에 돌아오는 순간,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기운이 빠진 체 녹초가 되어 소파나 침대에 의존해서 한량꾼이 되어 버리는 오직 나만의 밋밋한 거울상을 드러내 아쉬울 때가 많다.

같은 사람의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이 2개의 거울속에 비춰진 내 모습의 차이를 느끼는 강도가 크면 클수록 더 실망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인간에게 부여된 사물을 보는 식견은 환경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차이는 당연한 게 아닌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그때만 해도 집에서 나 혼자 머리 염색을 하고서 남들 앞에 내 정갈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아빠의 모습을 지켜보던 딸로부터 의외의 제안을 받게 된다.

^염색하는데 귀찮지 않으세요 그냥 흰 머리를 길게 길러 보세요?^ 잘 어울릴 것같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그날부로 머리를 길러서 지금도 염색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고 편하게 지내고 있다.

드디어 나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생겼다. 딸의 식견이 적중한 것이다. 그동안은 내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철저하게 숨기고 싶어 했던 내 마음속에 간직한 거울상이 새롭게 내보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머리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진 것이다. 여기저기서 모델을 해보라는 제의가 이어지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호기심이 발동해서 모델을 향한 거침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기왕에 하려면 확실하게 준비를 해야지, 어설프게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몇 년전부터 나 자신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부터 나는 모델이 되기 위한 몸을 만들고 워킹을 통한 자세교정과 포징연습을 진지하게 하다보니 거울을 보는 횟수가 많아지며 탄력이 붙기 시작해서 사진편집에도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거울은 절대 나를 보고 먼저 웃지 않는다는 즉, 내가 먼저 웃어야만 거울도 따라 웃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를 나타내는 내 거울 속 이미지도 많이 변화되고 있는 걸 실감하였다.

어찌보면 모델을 향한 도전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른바, 2개의 거울이 갖고 있는 본연의 의미를 내 스스로도 얼마든지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2개의 거울 중 남들 눈에 비친 내 모습 하나와 남들이 전혀 나를 알지 못하는 다른 하나인 오직 나만이 아는 내 거울상을 차근차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우려되는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남들이 나를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나 자신이 나를 좋게 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나에 대한 나 자신의 인식도 더 중요하다는 점을 체험을 통해서 나를 맘껏 내보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내가 사는 동안에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아껴야 할 존재로서 이를 끝까지 책임질 사람은 오직 나 자신밖에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거울 속 내 모습과 오늘도 사진상으로 나온 내 모습을 두루 관찰하면서 가급적이면 다르지 않게 노출될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시도해 보려고 한다.

댓글[0]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