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BOUT > STORY
STORY

STORY

게시글 검색
(84) 가래떡 애찬론자의 쫀득쫀득한 일상
시니어모델 조회수:67 118.235.41.82
2021-05-08 17:52:04



막 뽑아낸 기다란 가래떡을 나는 좋아한다.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건 떡의 쫀득쫀득한 맛에 있는데, 아무래도 어린 시절에 먹었던 추억의 영향이 더 큰 것같다.

몇 달전 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강남에 사는 동생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평소 때 형이 가래떡을 좋아하는 걸 알고 가까운 시장에 가서 금방 만든 가래떡을 사와 함께 꿀을 발라 먹은 적이 있다.

어린 시절, 우리 5남매가 옹기종기 둘러 앉아서 먹었던 그 가래떡은 형제지간의 우애를 다지는 좋은 추억이 되어서 좋기도 하지만, 이 걸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있는 동생을 보니깐 여간 고마울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너무 쉽게 서양의 빵 문화에 우리의 떡 문화가 잠식되는 것같아서 아쉽다. 요즘 사람들은 떡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같다. 빵처럼 오븐을 쓰지 않고도 수월하게 떡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떡을 만드는 모습을 나는 많이 보면서 자랐다. 그래서 지금도 당장 콩떡 같은 것은 스스로 만들 수가 있다. 솥에다 보자기를 깔은 후에 그 위에다 쌀가루를 뿌리고 마지막엔 콩고물이나 콩가루를 깔고서 찌기만 하면 맛있는 떡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보릿고개라는 어려운 시기에 어머니께서는 들판에서 쑥을 뜯어 자식들에게 쑥개떡을 만들어 주시곤 했다. 그 덕분에 나는 지금도 쑥으로 만든 가래떡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그 당시 쑥이 구황식품이라 하여 생명을 이어주는 고마운 풀이란걸 어머니께선 알고 계셨을까? 아마도내 보기엔 자식들에게 배불리 먹이기 위해 만들어 주신 것같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요즘엔 건강식으로 특별 대우를 받고 있는, 그야말로 귀한 몸값이 되고 있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기 충분한 이유가 된 것이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멥쌀을 담은 소쿠리를 주며 떡방앗간에 가서 쌀가루로 빻아 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남자인지라 창피할 수도 있겠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먹을 욕심에 두말없이 다녀 온 적이 있다.

그러면 어머니는 떡시루에  쌀가루를 살살 뿌리고 검정콩 불린 것을 맨 위에다 집어 넣으셨다. 나는 부엌의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날 때까지 불을 태우며 거들어 주었다. 그 때를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는 나만의 아련한 추억이 된 것이다.

이런 경험을 머리 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상, 가래떡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까, 요즘엔 가래떡을 응용해서 먹을 수 있는, 이른바 나만의 레시피를 착안해서 몸소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항상 우리집 냉장고에는 간식꺼리로 막을 수 있는 쑥개떡 재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집에서 심심하게 지낼 때 아니면 뱃속이 허전할 때 아니면 누구라도 우리집에 왔을 때 금방 재료를 꺼내서 만들어 시식하곤 한다.

이때 각가지 모양을 만들어 이들이 보는 앞에서 찜통에다 쪄서 잠시 후에 쑥개떡을 대령하면 모두들 입이 딱 벌어진다. 맛도 일품이지만 그걸 만드는 모습이 더 가상하기 때문이다. 간식으로는 이 이상 좋을 수가 없는 나만의 특별한 메뉴라서 그렇다.

그리고 나는 가끔 라면을 끓여 먹을 때가 있다. 이때 라면 국물에 반드시 집어넣어 먹는 재료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가래떡을 썰은 떡국떡이다. 라면에 떡살이 들어가면 쫄깃쫄깃한 식감을 자극함으로써 그 맛이 한층 좋아서 이를 선호한다.

그뿐이 아니다. 얼마전부터는 엄나무 오가피 황기 옻나무 같은 한약재를 넣고 오리를 찜통에 1시간 이상 을 푹푹 쌂으면 한마디로 말해서 몸에 좋은 식사를 매끼마다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착안했다.

찜통 안에 있는 내용물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리고기를 직접 손으로 발라서 그걸 냉장고에 보관한다. 그리고 한 끼 먹을 만큼의 고기만을 꺼내서 그때그때 오리탕을 매일 먹는 식사방법이다.

이때에도 나는 오리탕에 떡국떡을 집어 넣어 먹는다. 어찌보면 내가 할 수있는 최상의 밥상을 만들어낸 것이기에 나로선 뿌듯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가래떡을 응용해 오리탕 재료로 활용하는 내 스스로도 대견스럽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일까? 몸에 좋은 오리탕을 계속해서 섭취하다보니까 내 몸 안의 단백질 함량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모두 다 정상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신기한 것은 피부도 좋아지는 느낌을 받아 한마디로 말해서 내 삶의 건강지수가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점이다.

고기를 이런 방법으로 가래떡을 응용해서 먹다보니까 질리지도 않고 매일 먹을 수가 있어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아주 간편하고, 돈도 저렴하게 들어가는 일석이조의 식사방법이기 때문이다.


댓글[0]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