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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평범한 봄의 일상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재미
시니어모델 조회수:68 118.235.16.213
2021-04-17 17:05:21



밤을 새며 쏟아진 비는 아침에 이르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뒷동네 숲속에 사는 새들이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우리집에까지 몰려와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쉬지 않고 지저귀는 바람에 눈을 뜨게 된다. 

오늘은 코로나 여파로 만나지 못해 그동안 뜸했던 친구들을 오래간만에 만나는 날이어서 기분좋게 나는 점심시간에 맞춰서 가든으로 향하였다.

“어서오게나! 오랜만 일세! 요즘 자네는 무엇하고 지내는가?” 물어보길래 나는 “정원 한 쪽에 조그만 텃밭에 풀이 나지 못하도록 부직포를 깔고서 거기에다 15가지 정도의 푸성귀를 가꾸고 있다.”고 대답을 하니까 흔쾌히 화답을 한다.

드디어 그 친구가 큰소리로 입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작년 봄에 텃밭을 만들어 장터에 가서 상추와 쑥갓 양배추 콜라비 가지 등 모종을 구입할 때 서비스로 ‘심어보라!’며 호박씨 몇 개를 주어서 이것까지 심었는데, 그 중 한 개가 싹이 다르더라는 ~” 말을 건넨다.

“어떻게 다른데?” 묻자 “호박은 우리 어릴 적에 많이 봐서 알겠는데 싹이 이상하게 생겨서 사진을 찍어 이웃 주민에게 물어봤더니 수박이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잘 키웠는가?” “ 잘 커서 수박 3개를 먹었는데 이걸 키우는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는 거였다.

“수박이 처음에는 탁구공만한 것이 며칠 있으니까 정구공만 해지고, 또 며칠 있으니까 어린애 얼굴만큼 크고, 한 여름이 되니까 볼링공만큼 커서 얼마나 신기하던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가지와 오이는 너무 많이 열려서 식구들이 열심히 먹어도 다 못 먹을 정도였다고 말을 한다. 그런데 고추는 키우지 말라고 한다.” “고추가 왜?” “고추는 병충해가 심해서 금년부터는 심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도 진즉부터 이런 이유로 고추를 심지 않아서 친구 말에 수긍이 갔다.

나이들어 소일거리로 작물을 가꾸는 재미는 가꿔본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푸성귀 하나하나가 가족들의 건강까지 보장해주는 살뜰한 일상이기 때문에 좋다. 마트에서 사다가 먹는 것과 내가 직접 키워서 먹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풍성한 그 맛이 좋다. 

그렇지만 나는 돈을 들지 않아도 봄의 향기가 물씬 나는 푸성귀를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어서 좋다. 동네 뒷산으로 향하는 도랑을 따라 걷다보면 먹을 수있는 나물들이 지천에 깔려 있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뜯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돌나물도 있고 망초도 있고 흔하디 흔한 쑥도 널려 있어서 봄의 생기가 느껴진다. 이른 아침의 봄날은 어느 시간보다도 상큼하다. 전날에 내렸던 비 때문에 풀과 나무는 더 더욱 싱그러워서 그러하다.

나무들 특히 두릅이나 뽕나무 등의 어린 순은 나물로도 맛 있고 몸에도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나무의 순을 잘라 주면 잎사귀 마디마다 새순이 또 생기는 걸 보면 느끼는게 있다. 식물의 세계가 정말 오묘하고 신기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 개의 순을 아끼지 않고 순 자르기를 하면 수도 없이 즉, 열 개도 아니 백 개도 얻을 수있는 신묘한 자연의 섭리!  이를 보며 배우는 것이 많다. 세상살이 하다보면 한 개를 아까워하다가 아흔아홉 개를 잃는 것이 인간이라서 그러하다.

모름지기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져 정작 소중한걸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사는 삶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른 어떤 동물들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정도로 인간은 후회를 하면서 사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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