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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는 탈출구는 있다.
시니어모델 조회수:55 118.235.16.30
2021-03-20 17:02:26



머리가 멍하니 내가 지금 뭘 했는지조차 알 수가 없는, 흔히 말하는 기억력 상실이랄까 나이가 들어 생기는 자연적인 모습이면 위안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씁쓸하다.

분명히 30분 이상을 휴대폰으로 동생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도 불구하고 무슨 말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동생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집에서 한 시간 동안 책을 읽었는데도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도대체 하나도 머리에 남는 것이 없어서 한참동안 멍하니 할 일을 하다말고 우두커니 앉아있지를 않나 먹먹하기만 하다.

이러다 보니 일상에 임하는 피로감과 권태감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보니 만사가 귀찮아지고 하고자 하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뿐더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반갑지가 않고, 식욕도 없고 밥맛도 없다.

늘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불안하고 두려워서 어떤 정체불명의 물체로부터 쫒기는 것처럼 초조하다. 얼핏 보아서는 신경쇠약의 징조가 아닌지? 혹시 불면증에서 오는 후유증은 아닌지? 별의별 생각이 든다.

이러면 안될까 싶어 내 몸을 추스르고 싶기도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훌훌 털어버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렇지만 코로나 때문에 꼼짝없이 울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강박관념까지 더해서 그냥 인내하며 견뎌야만 한다.

말하자면, 나의 이런 불안한 심령이 심해져 엄습해온 외로움에 부시대다가도 어떨 때는 괴로움까지 더해서 내 몸을 꼼짝 못하도록 휘잡아 버리기도 한다.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일년전까지만 해도 가볍게 짐을 싸 해외로 나가거나, 가급적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등 나름의 탈출구를 찾아내곤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엄두를 못내 아쉽다.

젊었을 때는 산란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가끔은  바닷가로 나가서 확트인 파도를 바라보며 많은 걸 깨닫고 되돌아와서는 일상에 복귀하는 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삶의 방식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3월이 가기 전에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3일 정도 날을 잡아서 이름 모를 남도여행길에 나서서 한 번도 안가본 낯선 곳으로 떠나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보려고 한다. 이렇게라도 해야만이 그간 꽉 막힌 숨통이 열릴 것 같아서다. 

사람이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세상을 살 만큼 살았으면 분명 주저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간직한 최소한의 여유로 삶의 풍경을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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