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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누군가에게 기대고싶은 마음의 몫은 꼭 있다.
시니어모델 조회수:9 118.235.16.225
2021-11-13 17:05:10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바삐 돌아간다. 특히 나이가 든 사람한테서 더 눈에 뛴다. 우리는 이걸 가리켜 세월이라 부른다. 세월은 곧 흐르는 시간의 연속을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에 따라 움직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때로는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곤 한다.

인간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위안을 삼는 것은 편안하게 쉴 수있는 안식처가 있는 바로 내가 기댈만한 공간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매일 보는 사물이지만 관심 없을 땐 전혀 눈길이 안 간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스럽게 그 사물이 달리 보인다. 대부분은 빠르게 보고 그냥 지나쳐버릴 때가 다반사라서 그러하다.

하지만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천천히 바라본다. 비록 잡히는게 없어도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이다. 매일 똑같은 메뉴를 먹지만 그 맛은 각기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 자신도 모를 정도로 한 곳에 시선이 꽂힐 때는 옆에 있는 사물에 대해서는 자꾸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오직 내게 관심이 있는 것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오늘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 쪽에 놓아둔 국화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측 모서리 부분이 하도 이상스러워서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니 꽃의 가지가 힘없이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꽃의 방향이 창쪽으로 향하지 않고 힘없이 기울어져 있어서다. 나는 순간적으로 내 자신을 확연하게 보는 것같은 외로운 마음이 듬뿍 읽혔다.

그래서 나는 꽃 이파리와 가지를 어루만지며 속삮였다. ^너도 나처럼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을텐데 주인장인 내가 미쳐 헤아리지 못해 미안하다.^ 꽃을 돌보지 못한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곧장 창고로 가서 굵은 철사봉 3개로 삼각형 모양의 지지대를 세워 주었다. 며칠 후면 보란듯이 기운을 찾아서 내게 환한 미소로 모닝인사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곧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꽃을 통해 그동안 놓아둔 내 자신을 본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마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막상 집에 돌아왔지만, 따뜻한 온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싸늘한 기운만이 내 몸을 감싸버렸기 때문이다.

어느덧 기온이 내려간 겨울의 문턱에서 걱정이 되는 건 추위를 이겨내는 따뜻한 온기이다. 옛날에는 감기 정도는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지금껏 살아왔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기조차도 이겨내지 못하는 벌거숭이 나무로 전락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훈훈한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의 기댈 등이 되어 주거나, 내가 누군가의  등에 기대야 하는 그 몫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비오는 날 누군가의 우산이 되어 주는 내 몫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인생 자체에 정해진 몫은 없다고 본다. 때로는 내가 꽃이 되기도 하고 등이 되기도 한다.

살다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을 간절히 바라듯, 또 누군가는 내게 기대고 싶어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그 몫을 다하면 된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기댄다는 건 나보다 상대의 품이 확연히 넓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기댄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등나무 그늘이어야만 탈이 없다. 등나무의 뿌리는 깊을수록 그늘이 커지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흙속에 깊이 뿌리내리지 않고 흙만 붙잡고 있으면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없다. 누군가 내게 기대온다면 휘청거리지 않을 그 깊이를 느껴야 가능하다.

세상을 움켜쥘 수 있는 바로 그런 사람,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는 누군가의 꽃이 되고 등이 되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 정도라면 나도 누군가에게 넓은 등을 구김살없이 내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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