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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풀벌레 소리가 구슬프게 들리는 가을이 왔다.
시니어모델 조회수:15 118.235.16.193
2021-09-25 17:54:02



유난히도 금년 여름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코로나 변이사태와 찜통더위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추석을 기점으로 어느새 풀벌레 소리가 요란해졌고,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도 구슬프게 들리기 시작한다.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에 놓여있는 9월 하순에 이르게 되자, 떠나려는 여름이 그리도 아쉬웠던지 가을비가 요란하게 내린다. 다행히도 추석 명절 전날밤에는 보름달이 선명하게 떠 있어서 내 마음이 둥실둥실해졌다.

그러나 아직은 한낮에 햇살이 눈부시고 따갑다. 시원한 바람도 솔솔솔 불어온다. 어쩌다 새하얀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오늘따라 저 멀리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산과 강, 고속도로까지도 가깝게 보인다.

금강의 물줄기가 서해바다로 이어지는 하구둑 옆 나포 마을로 내가 이사와서 매년 계절마다 바뀌는 고운 빛깔에 반해 취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풍광은 10월에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광활한 십자들녁이다.

여름이 떠나기 싫어서 끈질기게 미적거리고 있을 때에도 오곡백과는 유유히 익어간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은 우리 인간에게 풍요로운 향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럴때 나는 가을을 찬미하는 노래가 떠오른다.

일제 말기 암울했던 그 시절, 가수 고복수가 불러서 심금을 울렸던 ^짝사랑^의 노래 ^아~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 인가요^에 나오는 노랫말은 극명하게 가을을 부르는 소리로 내게 들려와서 더더욱 친근하다.

우리가 사는 인생살이를 사계절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사람이 많다. 그 수많은 사계절의 노래 중에서 제일 많이 부른 계절의 노래는 역시 가을이다. 그것은 아마도 가을이 갖고 있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을은 다른 계절에서 볼 수 없는 풍성한 결실의 의미와 쓸쓸함을 나타낸 낙엽의 아픔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여름에 무성한 나뭇잎은 가을이 오면서 힘을 잃어 단풍들이 하나 둘 떨어지는게 아닌가.

낙엽을 바라보는 쓸쓸한 가을은 마치 우리 인생도 이렇게 떨어지는 낙엽이 되어서 어느 날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사는 것같다. 따라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이 다가오면 더 서글퍼지게 되는 것이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밟는 소리가 내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인생을 살만큼 산 사람이다. 그래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마음이 아프다. 풀벌레 소리가 더 슬프게 들리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만나 부득이하게 헤어져야 할 때 가지말라고 애원을 한들 이미 마음이 떠난 사람은 결국 내 사람이 될 수 없는 것처럼, 계절 또한 마찬가지여서 이 맘 때 가을이 다가오면 하염없이 슬퍼진다.

어졋밤엔 제법 많은 비가 쏟아졌는지 뒤뜰에 있는 감나무에 불안하게 달려 있던 홍시가 땅바닥에 떨어져 널려져 있다. 힘 없는 나뭇가지도 임무를 다했다고 느꼈는지 여기저기 나부러져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비가 오고 나니까 집 주변에 많이 뒹구는 낙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모습이 쓸쓸하다. 봄부터 여름 내내 녹음을 이뤄 선명한 그림이 되어서 내 맘 속에는 늘 예쁜 수채화로 남아 있었는데 말이다.

그 오색영롱한 가을의 무대는 이렇게 만추의 계곡을 향하여 달리다보면 어느날 가을의 끝자락에 도착하겠지!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나만의 고독감을  가슴 속에 새기는 한 편의 시를 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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