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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억으로 산다는 말의 의미.
시니어모델 조회수:17 118.235.16.240
2021-09-04 16:59:27



나는 얼마 전 혼자서 온양을 가기 위해 내가 사는 군산에서 용산행 완행열차에 몸을 실은 적이 있다. 차창밖에 펼쳐지는 한적한 전원풍경을 보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 집을 나선 것이다.

65세 이상의 서울시민은 서울에서 무료로 열차에 승차하여 온양역에서 하차한 후 자신의 기호에 맞는 시티투어를 즐기고, 오후에 귀가하는 분들이 코로나 사태가 있기 이전에는 많았으나 지금은 뜸한 상태이다.

온양에는 내가 자주 가는 민속박물관과 온천 그리고 역전 앞에는 다양한 먹거리 전통시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민속박물관에 소장된 민속품 하나하나를 감상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남달라서 부담없이 가고 또 다시 가는 나만의 하루 여행코스이다.

이 번에 내가 본 민속품 중에서 유독 마음이 쓰이며, 오래도록 뇌리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그 옛날 비포장도로를 활보했던 소 ^달구지^였다. 비록 보잘것 없는 교통수단에 불과했지만, 달구지에 묻어있는 오래된 기억이 있어서다.

그 당시의 달구지는 요즘 농촌에서의 필수품인 경운기나 트랙터의 기능으로 보면 알 수 있듯이, 농촌에서의 크고 작은 농사일을 다 도맡아서 할 수 있는 만능 기계로 탈바꿈 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소크라테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런 소크라테스를 있게 한  그의 부인이 악처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날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에게 ^눈만 뜨면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부인의 투정을 어떻게 참으세요?^라고 물어보니까, 소크라테스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달구지 돌아가는 소리도
귀에 익으면 들을만하다

참으로 부인의 삐거덕거리는 투정을 철학자의 눈으로 보고서 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묘사한 소크라테스의 일침은 ^테스 형^으로 불릴만한 큰 감동의 울림멘트로 우리 후손들로서는 배울 것이 많다.

달구지하면 생각나는 말 ^덜거덕 덜거덕^ 그리고 ^삐거덕 삐거덕^하는 소리가 연상되는데, 달구지의 어원을 찾아보니깐 ^달은 둥글다^는 뜻이고, 구지는 바퀴를 말하는 이른바,  ^둥근 바퀴가 굴러가는 수레^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옛날 내 어렸을 적, 동네 어르신의 2륜 소달구지에 서너 명의 우리 동네 꼬마들을 태우고 향한 곳은  동네에서 십여리 떨어진 구시장의 5일장날이었다.

인산인해로 발을 내딜 틈이 없을 만큼 시끌벅적한 시장 풍경 그 자체가 한마디로 말해서, ^살아있는 우리네 모습이다.^ 그 당시 달구지는 흔히 곡차라고도 하는데, 농촌에서 유용하게 쓰였던 추억의 물품이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소위, 바퀴가 달려 사람들이 탈 수 있는 유일한 소달구지의 성능은 사람들이 걷는 발걸음보다도 더 느리지만, 달구지에 걸쳐 앉아서 수다를 뜰었던 향수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내 어렸을 적 달구지는 황소가 앞에서 이끌었는데, 간혹 황소가 앞으로 걸을 때 똥을 싸서 땅바닥에 듬성듬성 떨어뜨려도 모두다 묵인하는 등 주변환경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요즘에 만약 그랬다면 환경훼손으로 난리가 날 수 있는 엄청난 일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타봤던 달구지는 지금 시골 어디를 가봐도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지만,  박물관 한 편에 한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며 어렴풋이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억으로 산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급하게 달리는 현대문명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오늘 내가 본 달구지를 통해서 유유자적의 인생여정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아주 의미있는 유용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사랑받았던 달구지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어느 날 사라지고 말았는데, 아마도 1970년대 말쯤 되었을까? 당시의 시대상을 연상케 하는 추억의 노래를 불렀던 ^여가수 정종숙^의 히트곡을 기억해 본다.

바로 그 노래 제목은 ^달구지^이다. 이 노래가 하도 친근해서 폰을 통해서 오래간만에 들어 보는데, 그 곡이 경쾌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리듬감 덕분인지 따라 부르기가 쉬운 노래였다.

그 당시 달구지 노래가 히트를 한 것은 내가 알기로  ^덜거덕 덜거덕^ 소리를 떠올리는 달구지를 타고 가는 어느 시골 영감의 일상에 공감함으로써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이끌어냈던 것이 아닌지 추측을 해봤다.


(참고)      달  구   지     
                                 
                (1)

해밝은 길을 삐그덕 삐그덕
달구지가 흔들려 가네

덜그덕 덜그덕 삐그덕 삐그덕
흔들 흔들 흔들려 가네

주름진 얼굴 무슨 생각
뻐금 뻐금 뻐금 담뱃대 물고

덜그덕 덜그덕 삐그덕 삐그덕
흔들 흔들 흔들려 가네

이 길을 곧장가면
꾸불 꾸불 꾸불 고갯길

그 마을에 복스러운
며느리감이 있다던데

해밝은 길을 삐그덕 삐그덕
달구지가 흔를려 가네


                 (2)

덜그덕 덜그덕 삐그덕 삐그덕
흔들 흔들 흔들려 가네

주름진 얼굴 첫 손자를
둥게 둥게 둥게 안아 보고파

덜그득 덜거덕 삐그득 삐그덕
흔들흔들 흔들려 가네

저 고개 넘어서면
줄줄 줄줄 줄줄 냇마을

이러다간 돌아올땐
어둑어둑 저물겠네

해밝은 길을 삐그덕 삐그덕
달구지가 흔를려가네

덜그덕 덜그덕 삐그덕 삐그덕
흔들 흔들 흔들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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