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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바쁘게 사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활기차고 빠르다.
시니어모델 조회수:26 118.235.16.132
2021-05-29 17:06:08



나는 한가한 사람이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서 하는 일이 줄어들은 이유도 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처럼 굳이 바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서다.

얼마 전 서울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하차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는 걸 느끼게 되어 의아하게 생각했다.

내 발걸음이 어째서 빨라지는 것일까? 내 시선에 비친 모든 행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려 어쩔 수없이 빨라지게 된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닌가!

바쁘게 사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활기차고 빠르다. 그러나 한가한 사람들의 걸음 자체는 느리다. 일반적으로 서울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건강한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면 숨이 찰 만큼 빠르게 걷는 걸 알 수 있다.

서울이란 곳은 워낙 방대하고 많은 사람들이 살다보니까 가야 할 곳도 많고, 만나는 사람도 많고, 하는 일도 다양해서 바쁘게 움직여야만이 도심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불야성이랄까, 이곳저곳에서 일 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로 한 시도 쉴 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하며 산다.

이런 모습은 어찌보면 진정한 삶의 근원이 되고 있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늘 바쁘게 돌아갈 수밖에 없지만, 이와 반대로 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즉, 바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의 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할 일이 없어서 아우성이다. 돈을 벌고 싶은데 할 일이 없을 땐 그 처지가 처량할 수밖에 없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바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나는 은퇴한 경우라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노후생활의 여흥에 포커스를 맞춰 취미활동을 하고 싶은데, 기왕이면 건강까지 연계시켜 할 수 있는 일, 나만의 버킷리스트가 필요하다.

나는 학창시절 부터 글씨라면 두번째 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펜글씨와 챠트 그리고 붓글씨를 잘 쓰는 편이었다. 그래서 아내를 비롯해 자녀들 심지어 지인들끼지도 노후에 꼭 서예를 해보라고 권유를 했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장시간 쪼그려 앉아서 서예를 하는 그 자체가 싫었다. 정적인 활동이라 건강에 그다지 좋지 않을 것같은 생각이 앞섰다. 오히려 학창시절에 내가 제일 못했던 과목으로 놀림을 받았던 체육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학창시절 운동신경이 부족한 나는 운동의 기본인 달리기는 물론 턱걸이와 윗몸일으키기를 남들에 비해 월등하게 쳐져 체육성적이 좋지 않아서 이로 인한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10 여년 전에 나의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온 체력보강에 도전하려고 하니까, 식구들은 물론 친구들도 시쿤둥한 반응을 보여 오기가 발동했다. 난 그때부터 이를 악물고 오직 운동에만 열중하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운동을 한 결과 그 허약했던 몸에 탄력이 붙어 균형미가 이루어지다보니까 주위에서 대회에 나가라고 권유를 했다. 각종 스포츠 모델대회와 보디빌딩대회에 출전, 연거푸 입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드디어 모델이 되기 위한 가능성을 확인한 나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워킹과 포징 그리고 사진연출까지 연습을 한 결과, 펜션모델선발대회에서도 입상을 했다.

내 몸 상태는 지금껏 살아온 세월 중 지금이 가장 보기가 좋을 정도로 변신하는 등 건강에 탄력이 붙어 바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 여년 동안 내 자신에 대한 투자를 해서 얻은 결과로, 나로서는 앞으로도 더 매진하여 이젠 전문성을 키워갈 생각이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할 일 없이 편안한 여흥을 보내는 게 아니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바쁘게 여흥을 즐기는 걸 알고 있는 이상, 나도 바쁘게 살아 가려고 한다.

젊었을 때 운수업을 했던 지인이 우리 동네 근처 빈 땅에 아담한 집을 손수 짓고 계시는데, 그 분은 시간이 날 때마나 텃밭을 가꾸며 트럼본을 연주하며 여흥을 즐기시는 분으로 입담도 좋고 사교성도 좋다.

시내로 오다가다 가끔 만나 얘기를 하다보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화제가 되곤 하는데, 그때마다 내게 뼈있는 말을 맛깔나게 해주어서 내가 감동을 받곤 한다.

예를 들면, ^통장과 지갑속에 있는 돈은 내가 쓰지 않으면 결코 내 돈이 아니다^는 멋진 말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말 할 수는 있어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다.

생전에 돈을 많이 벌기만 했지, 막상 자신은 돈을 쓰지 못하고 죽은 사람의 얘기를 내게 해주었는데, 결국엔 자식들간의 분쟁꺼리가 생겨 옆에서 보기가 안좋았다는 말을 듣던 순간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사는동안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돈을 쓰고 죽느냐가 관건이다는 그분의 말을 새겨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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