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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길거리에서 책을 뒤직이며 보는 재미
시니어모델 조회수:28 118.235.16.109
2020-05-11 00:39:25



어두움이 거리에 낮게 드리우는 초저녁으로 기억된다. 거리는 자동차의 클랙슨 소리와 함께 소음으로 요란한 그때가 생각난다. 나는 그날 시내에 들러 쇼핑을 할겸 걷고 있었는데, 파랗게 솟아오르는 가스등을 앞에 놓고 싸구려 책을 팔고 있는 초라한 옷차림의 판매원이 나의 시선을 끌어서 가던 길을 멈추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그곳에 다가가 널려져 있는 책을 이리저리 훑어 본다. 그렇다고 꼭 책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열 번 중 아홉 번은 책을 사는데는 인색하지만 그 판매원은 결코 화를 내거나 눈을 찌푸리는 일은 없다. 요즘에 어쩌다가 시내를 나가보면 내가 본 8~90년대의 풍경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게 흔하게 있던 동네서점까지 다 사라져 버려서씁쓸할 수밖에.

책을 파는 그 판매원은 많은 사람을 대하면서도 피곤한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마음대로 책을 뒤적여도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었다. 수없이 책을 뒤적이다가 사지도 않고 그냥 가버리면 얼마나 속상해 할까?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살펴보았지만 그 판매원은 화낸 표정을 절대 안 지었다.

그때의 모습을 지금 다시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도 그럴것이 요즘에는 대형마트에 설치된 서점이나 백화점 내에서나 볼 수 있는 서점을 가보면 장르별로 책을 쉽게 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해놓고, 자신의 집에서 책을 보는 것처럼 독서하기 좋은 공간을 편안하게 만들어 놓아서 좋긴 하다.

심지어는 요즘엔 서점에서 만나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을 만큼 보기가 좋았지만, 그 옛날 길거리에 책을 펼쳐 놓고서 책을 팔았던 그 추억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가 되는 풍경이다. 그래도 내겐 그 당시 길거리에서 마음대로 책을 골라 보았던 그 때가 그립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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