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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부엌찬장과 솥뚜껑을 열어보는 재미
시니어모델 조회수:46 118.235.16.94
2020-04-02 00:09:45



지금이야 냉장고 문을 열면 이것저것 먹을 것이 많지만, 나 어렸을때만 해도 딱히 밥 이외엔 먹을 것이 없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혹시나 먹을 것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부엌에 들어가 찬장과 솥뚜껑을 열어보는게 큰 락이었다.

그래도 먹을 것이 눈에 안띠면 장독대로 가 장독을 열어보게 된다. 어쩌다가 운이 좋아 먹을 것이 라도 눈에 띠는 날에는 기분이 요즘말로 짱이다. 특히 그릇 속에 넣어 놓은 사카린을 발견하면 어찌나 좋았던지 그때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옆집 우물가에 가서 두레박으로 샘물을 떠와 대접에다 사카린을 타서 한사발을 꿀꺽 들이마시면 어느새 허기진 배가 쑥 나오게 된다. 그 단물맛이 그리워지는 요즘에 제아무리 당도가 좋은 단팥빵을 먹는다해도 그때의 그 단맛보다는 못하다.


그러나 사카린조차도 없는 그런 날에는 할 수없이 마을 앞의 들판으로 나가서 먹을 것을 찾는다. 들판에는 여기저기 무우밭이 널려 있어서 무우를 맘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우를 많이 먹고나면 트림을 하는 고약한 냄새가 풍겨도 배가 부르니 만사가 OK다.

무우 두서너 개를 뽑아들고 양지바른 언덕받이로 자리를 옮겨서
흙이 묻은 무우를 닦기위해 지푸라기나 풀잎에 문지르고 손톱으로 껍질을 벗긴다. 이렇게 단숨에 두개 정도를 베어 먹으면 뱃속이 든든해진다. 이처럼 내게 먹을 것은 내 유년시절을 대변하는 아련한 추억이 되어서 생생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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