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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고삐풀린 망나니처럼 말짓을 한 어린시절
시니어모델 조회수:47 118.235.32.117
2020-03-30 00:28:49




먹을 것이 없어 뭐라도 배를 채워보고 싶은 나의 유년시절은 6. 25사변의 격동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부모님은 남의 집 길쌈을 메거나 품팔이로 누에를 쳐 명주를 짜고, 논과 밭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다가 좀더 잘 살아보기 위해 익산시로 이사해서 삶의 터전을 옮기셨다.

특히 어머니께서는 장터에서 어린 나를 등에 업고 약관에서 채소장사 등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억척스럽게 장사를 하신 결과 조그마한 가게도 살 수 있었고, 먹을 식량이 확보되는 논도 여기저기 매입하는 등 우리 동네에선 꽤나 잘 나가는 생활력이 강한 집이었다.

내 인생의 타임머신을 타고 나의 유년시절을 회고한다고해서 모두다 들추어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당시에 있었던 끔찍한 에피소드가 60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내겐 아련한 추억이 되어서 끄집어낼 수가 있다. 아무리 철이 없었던 유년시절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큰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남의 밭에 들어가 나는 고구마를 사리하고서 불에다 구워먹을 속셈으로 철로가 주변에서 주운 나무조각을 태웠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 일년동안 땔감으로 이용해야 할 짚단까지 불꽃이 번지게 되자, 온동네 사람들이 허겁지겁 나오셔서 불을 끄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런 불길이 번져간 화재현장을 지켜본 나는 잔뜩 겁에 질려 울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마을 주민들의 성화가 긴박하게 움직이며 아우성이었지만, 어머니는 나를 꾸중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인 안정을 꾀하도록 나를 위로했다. 워낙 급하게 일어난 일이라 경황이 없어 난리를 칠 수 있는데도 어머니는 꾸지람을 치지 않으셨다.

집에 데리고 돌아와서도 나를 안심 시키느라 물을 마시라고 하면서 애써 보살펴 주셨다. 그리고 그날밤 윗목에서 잠을 자는데 혹시라도 충격받은 여운이 생길까봐 이마에 물수건을 놓아주셨다.이렇게 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덕분에 철이 없었던 어린 시절을 무난하게 보낼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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